20년 경력의 전공자가 말하는 패션디자이너 되는 현실적인 3가지 방법

패션 전공자로 필드에서 20여 년을 뛰고, 단상에서 학생들을 10여 년간 가르치며 정말 수많은 진로 상담을 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자주 묻는 단골 질문은 단연 이것입니다.

“선생님, 패션디자이너가 되려면 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과거의 패션계: ‘열정페이’ 없이는 견디기 힘들었던 시절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하던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되는 경로가 매우 단조롭고 혹독했습니다.

  1. 유명 디자이너 밑으로 들어가기: 무보수나 다름없는 ‘열정페이’로 허드렛일부터 하며 경력을 쌓는 방법
  2. 양재학원 수강: 봉제 기술을 배워 양장점 등을 창업하는 방법
  3. 의류 관련 대학 진학: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하는 방법
  4. 해외 패션스쿨 유학: 선진 패션을 배워오는 방법

이 네 가지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당시는 대학을 졸업해도 경력을 쌓을 곳이 없어 월 30만 원을 받거나 무보수로 몇 년씩 버텨야 했던, 말 그대로 ‘열정’을 담보로 한 시대였습니다.

지금의 패션계: K-패션과 글로벌 시장, 넓어진 기회의 문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좋은 패션 기업이 많아졌고, 졸업 후 신입 디자이너로 정당하게 채용되어 시작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습니다.

  • 해외 진출의 기회: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한국 디자이너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 테크니컬 디자이너(TD): 도면과 실무에 강한 테크니컬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으면, 한국을 넘어 미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무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많아졌습니다.

지금 청년들에게 제안하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3가지 길’

현직 교육자로서 상담을 하러 오는 청년들에게 저는 상황에 따라 크게 3가지의 진로를 추천합니다.

1. 국내 대학 패션 관련 학과 진학 (가장 무난하고 정석인 길)

가장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대학에서 이론과 실기를 균형 있게 배우고, 졸업 후 기업체의 신입 디자이너로 취직하여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2. 해외 글로벌 패션스쿨 유학 (재능과 부모님의 서포트)

영국의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과 같은 세계적인 패션학교로의 진학입니다. 확실한 재능이 있고 거시적인 경력과 글로벌 무대의 기회를 잡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합니다. 단, 경제적 서포트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길입니다.

3. 패션 전문 학원 활용 (비전공자 & 빠른 실무 습득)

이미 타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했거나 일반적인 진학을 원치 않는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자신의 스케줄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 실무 기술을 배운다면 가장 빠르게 디자이너나 창업으로 나아가는 길이 됩니다.

꼭 ‘디자이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패션 스펙트럼의 확장

패션 분야에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저에게 테일러링을 배워 멋진 테일러숍을 창업해 성공한 학생도 있고, 실무를 익혀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 패턴사 & 테크니컬 디자이너: 디자인을 배우다가 옷의 구조(패턴)에 매력을 느껴 전문 패턴사나 TD로 전향하는 경우
  • 1인 아이템 창업: 봉제가 좋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바지 하나만 집중적으로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경우

요즘은 창업의 문턱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거대한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아이템 하나로 시작해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제작하여 파는 소규모 브랜드 창업이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입니다.

17세 홈스쿨링 학생의 도전: “기본기가 탄탄한 디자이너를 꿈꾸며”

최근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가 있습니다. 중학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 중인 17세 홈스쿨링 여학생이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이 친구는 고등 검정고시 공부와 병행하며 일주일에 두 번, 패션 아뜰리에 라벨랩 학원에 다녀 패션학과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이 친구가 땀 흘려 기본기를 다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진짜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려면 ① 디자인, ② 패턴, ③ 봉제라는 이 3가지 기본 요소를 모두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만의 결로 패션을 디자인하라

패션의 세계는 과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훨씬 더 다양하고 자유로워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가는 길”을 무작정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나의 현재 상황과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것입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모든 청년들의 정직한 도전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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